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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 나르시시스트가 있다면 관계를 끊는 것이 답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힘든 경우가 있다. 나르시시스트가 배우자이거나 같이 살고 있는 가족인 경우, 당장 그만둘 수 없는 직장 동료나 상사인 경우에 해당된다. 나르시시스트와 엮이지 않으려면 나르시시스트가 잘났음에 대한 확인을 끊임 없이 보급해주는 공급원(서플라이)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르시시스트와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기 위해서 실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인 딥기법과 그레이락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D.E.E.P 기법
Defend(방어하다)
Explain(설명하다)
Engage(상대하다)
Personalize(개인화하다)
나르시시스트를 상대해야 한다면, DEEP는 하지 않아야 한다. 즉, 나르시시스트의 말에 방어하거나, 나르시시스트에게 설명하거나, 나르시시스트를 상대하거나, 나르시시스트의 말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냥 무시하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의 성향을 안다면, 이처럼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나르시시스트는 가스라이팅을 하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에게 나를 정말로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상한 말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하지도 않은 행동이나 말을 하기도 하고, 논리에 맞지 않게 거짓말을 하기도 하는 등 상대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나르시시스트에게 이런 말을 들은 사람이라면 나르시시스트의 말에 반박하고 싶을 것이다. 또 그게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에게 대응하고 설명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경험상 알고 있지 않는가. 나르시시스트에게 설명해 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것을. 그들은 내가 반박하는 것을 계기로 더 발악할 뿐이고 나를 미친 사람처럼 몰아가기 마련이다. 나의 분노는 나르시시스트의 공급원이 될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시간낭비이며 에너지 낭비이다. 나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나르시시스트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보자. 오늘부터는 나르시시스트를 상대하기보다는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어떨까? "내가 진실을 알고 있고, 당신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뜨는 것이다.
그레이락 (회색돌)
회색돌 기법은 나르시시스트에게 길가의 회색돌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길가의 멋진 나무들이나 꽃을 보고 길을 멈추기도 한다. 하지만 회색돌을 보고 멈추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색돌은 눈에 띄지도 않고 사람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회색돌을 무시하고 길을 간다. 그레이락 기법은 나르시시스트에게 회색돌과 같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반응을 보이며, 그들이 조종하는 대로 감정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방어도 논쟁도 하지 않으며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도 않고 자신을 변호하지도 않는다. 나르시시스트에게 먹이를 주지 않음으로써 더 이상 그들의 공급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나르시시스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적이다. 나르시시스트는 그들이 비난하거나 깎아내리면 당신이 분노하고 기분나빠하고 울기를 원하는데, 이 패턴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이 느껴야할 감정을 남에게 떠넘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그 감정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레이락은 일종의 미러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레이락 기법은 나르시시스트와 인연을 끊을 수 없고 어느 정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기법이다. 이혼을 했거나 가족인 경우 등의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그레이락을 통해서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니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르시시스트에게 어설프게 그레이락을 사용했다가 나르시시스트가 잘못을 깨닫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잠깐 잘해줄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화가 풀린 것을 아는 순간 다시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오랫동안 나르시시스트와 관계를 맺어왔다면 그레이락을 쓰기 힘들 것이다. 에코이스트의 경우 진실된 반응과 진정한 감정 공유를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 기법을 사용할 때에 죄책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기억하자. 당신은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건강한 공격성을 지닐 필요가 있으며, 나쁜 사람에게 대응할 때에 우리도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한다. 이것은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꼭 사용해야 하는 기법인 것이다.
마치며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에게 파워를 가져다 줄 희생자를 항상 절박하게 필요로 한다. 상대방이 그레이락을 사용했을 때 나르시시스트가 분노하는 것은 그 상대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르시시스트의 조종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딥기법과 그레이락은 나르시시스트를 달래고 눈치를 보고 불안해하는 패턴을 깨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현명하게 이러한 기법들을 활용하였을 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물론 처음엔 힘든 과정일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감정조절에도 도움이 되고 익숙해질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연락이 올 경우 심장이 뛰고 분노가 일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지금은 위기상황이 아니고 무시하면 된다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대응을 하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나르시시스트가 정말 불필요한 말을 할 때 그리고 나를 공격하는 말을 할 때만 이 그레이락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주제를 언급해야 한다든지,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경우에만 아주 건조하게 감정이 없이 필요한 만큼만 짧게 이야기해야 한다. 나르시시스트와 친근하게 지낼 생각은 하면 안 된다. 더 이상 그들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되길 바라며 만일 많이 힘든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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